모던 로커 [896890] · MS 2019 · 쪽지

2019-07-29 09:54:40
조회수 3,632

안녕하세요, 모던 로커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9.orbi.kr/00023863511

자고 일어난 사이에 오르비가 난장판이 되었네요...


제가 중학교 때 한 일들까지 까발려지고...



해당 글들은 제가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


9월부터 12월까지 조금 오랫동안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는데,


잠깐 외출해서 아니면 의사선생님한테 폰이나 전자기기 받으면


인터넷 여기저기 접속해서 쓰고 다녔던 글입니다.



당시에 현실에서 친구도 없고 대인관계도 영 좋지 않았는데,


그 때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어그로를 끌고 사람들을 조롱하는 글이나 채팅을 보내며


관심을 받는 것이 저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그 때 일은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후회가 많이 되는 과거입니다.



제가 만약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아니 그 때의 나를 만나게 해 줄 수 있다면


저는 과거의 저를 패서라도 그 짓을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당시에 제 어그로 관종짓에 피해를 보신 분들이 많았는데,


저에게 피해보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다만 제가 그 때 일을 여기서 잘못했다고 사죄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혹시 그 때 저에게 피해를 본 분 중에서 여기 계시는 분이 있으면,


쪽지 주신다면 제가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퇴원한 후에는 일상으로 돌아가 비교적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면서


제가 예전에 저지른 잘못들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살고 싶었지만,



그 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제가 가형을 고집하고 물2화2를 고집하는 것도


기본적인 이유는 자기만족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러분 말씀대로 어그로끌려고 인 것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원래 수능 때는 물1화1 내지는 물1화2를 응시할 계획이었는데,


4월부터 6월까지 독학으로 물2화2 공부했던 게 아까워서


점수는 기대하지 않고 한 번 시험삼아 해 보자고 본 게


운이 좋아 간신히 3등급 턱걸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너무 기분이 좋았고 뭔가 자랑하고 싶어서...


수갤, 수만휘를 돌고 돌아 오르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물리, 화학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허세끼가 있고 자랑질 하고 싶고 관심받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 학교는 이과생이 투과목을 3개만 골라서 배우는데


물2는 인원수 부족으로 폐강되고 나머지 3과목만 개설되어서


물2를 혼자 독학하게 되었는데,


개념서와 문제집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나 물2한다~~ 대단하지?"


이렇게 여기저기 자랑하고 떠벌리고 다니는 짓을 많이 했으니까요.



어그로? 관종? 지금도 많은 분들이 그런 댓글을 달고 계시는데


모두 제가 한 과거의 잘못 때문에 그런 것 만큼


앞으로 제가 개선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도


그 때의 잘못은 그림자처럼 저를 따라다닐 것이고,


그 때의 저를 아시는 분들은 영원히 저를 그 때의 모습으로 보겠죠.


이 부분은 제가 평생 반성하며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인증한 저 성적표는 가짜 성적표가 아닙니다.


대리 시험도 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거짓말이나 허위사실을 말한 것은 없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어그로라 생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것 하나만은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


여러분이 눈치채셨듯이,


저는 고집이 엄청 세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도 이 특성 때문에 사람들과 마찰이 많이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제가 가형 하는 것은 아무도 터치하지 않으시지만,


탐구과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선생님들이


"당장 바꿔라, 생명 지구 하나 섞거나 하나라도 원과목으로 돌려라"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지만 저는 아무것도 듣지 않았습니다.


이젠 선생님들도 "난 탐구는 너랑 할 얘기 없어. 그냥 너 마음대로 해"


라고 하시면서 사실상 포기하셨습니다.



이번 문제가 일어난 것도 저의 고집불통이 문제를 일으킨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비난과 심한 욕설을 해 주신 몇몇 분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량한 마음에서 저에게 조언을 해 주신 경우가 많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말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겠지요.



다만 저는 가형 공부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었는데


계획에도 없었던 나형 얘기를 해 주시니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선생님들 중에서도 저에게 나형 돌리라는 얘기나


나형 해보면 어떨 것 같아? 이런 얘기 일절 하지 않으셨거든요.


어차피 선택은 제가 하는 거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제가 지고 가는 것이지만


오르비에는 그래도 저를 예쁘게 봐 주신 좋은 분들이 계셨는데,


그분들 조차도 진지하게 나형 생각해보라고 말을 하시니


나형에 대해서 한번 생각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제가 할 일은 여기서 조언을 구하는 것도,


글을 올리는 것도 아닌 것 같네요.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아스퍼거 증후군, ADHD, 충동조절장애 기타 등등...


이런저런 정신병들이 있습니다. (과거 글 참조)



몹시 산만하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는 것이 저에게는 좀처럼 쉽지 않네요.


저와 비슷한 케이스에 있는 분이 5수 끝에 본인이 원하는 대학을 갔다고 들었는데,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의자에 자신을 묶어 놓았다고 하네요.



제가 지금 "공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이럴 게 아니라


저 또한 의자에 저를 묶어 놓을 의지로, 그럴 각오로


일단 책상 앞에 앉는 게, 그리고 뭐라도 해보는 게 지금 제가 할 일인 것 같네요.



짧았다면 짧은 시간동안, 길었다면 긴 시간동안


저에게 관심가져주시고 예쁘게 봐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들 행복하시고, 꿈을 이루시길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제 오르비 때려치우고 책상 앞에 앉도록 하겠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