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맨이야 [1003664] · MS 2020 · 쪽지

2021-10-26 00:08:35
조회수 1,665

D-23. 글을 씹어먹는데, 어떤 견해 혹은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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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시는 예시다.


이번에는 글을 이해하는 것에 대한 태도에 관해서 말합니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내용은 이것을 위한 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예시를 이해하는 것은 글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의 문제’
 라는 겁니다.

즉, 글에서 나오는 예시를 이해했다는 것이 글을 이해했다는 것을 보증해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모든 물체는 지구 중심방향으로 향한다.’ 라는 명제가 있다고 합시다. 이것에 대한 예는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 명제를 알고 있으면 이 예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과 예시만을 이해한다는 것이 ‘만유인력’을 이해하는 것을 보증해 주지 않습니다. 또한 사과 예시만으로는 다른 물체가 지구 위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2. 예시와 명제는 다르다.


명제는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을 말합니다. 참/거짓 판단 시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명제는 연역적입니다.

전에 말했던 것을 기억하신다면, 연역은 논증의 뼈를 구성합니다. 즉, 명제는 글의 내용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예시와 명제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예제를 보죠.



분석 예제 1] 2017 수능 국어 ‘포퍼와 콰인’




하지만 콰인은 가설만 가지고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새로 발견된 금속 M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가설만 가지고는 열을 받은 M이 팽창할 것이라는 예측을 이끌어낼 수 없다. 먼저 지금까지 관찰한 모든 금속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기존의 지식과 M에 열을 가했다는 조건 등이 필요하다. 이렇게 예측은 가설, 기존의 지식들,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합쳐야만 논리적으로 도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측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예측에 실패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콰인은 개별적인 가설뿐만 아니라 ⓒ 기존의 지식들과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 지식이 경험을 통한 시험의 대상이 된다는 총체주의를 제안한다.


이해해야만 하는 명제는 ‘가설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입니다. 

이를 통해 가설이 항상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예를 보면 금속에 대한 것입니다. 꽤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가설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입니다. 


왜냐하면 ‘가설과 조건, 여러 조건들이 합쳐져야만 가설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다보니, 예측이 틀린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가설만 분석하는 게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해 전부 다 분석해야한다는 ‘총체주의’를 콰인은 주장하게 됩니다.



[참고] 예제 2에서 나온 예시 이해

가설만 있다고 해봅시다. 이 가설은 경험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가설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험 없이 열과 팽창의 관계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경험적 지식은 과학자들이 실험해서 얻은 겁니다. 즉, 가설 자체로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습니다.


과연 예제 2에 나온 예시를 이해하는 것이 쉬운가요?


위에 정리한 예제처럼 글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예시는 이해조무사 역할을 합니다. 근데 지문이 어려워지면 예시는 그 조무사 역할도 제대로 못합니다. 

수능 국어는 점점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수능 국어의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① 발문이 어려워진다?

② 선지가 어려워진다?


둘 다 아닙니다. 

애초에 문제를 내는 방식은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출제자들이 변형할 수 있는 것은 지문입니다. 따라서 국어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서 출제자들은 지문을 건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지문 난이도를 올린다는 것은 뭘까요?

무작정 지문의 길이를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수능 지문의 길이는 지면상 어쩔 수 없이 한정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짧은 지문 안에 더 많은 내용을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현상에 대해 ‘정보의 밀도가 올라간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정보의 밀도를 올리기 위해서 전문적이고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필요가 없는 표현들을 제거하면 됩니다. 그리고 필요가 없는 표현들 중에 ‘예시’가 포함됩니다. 

그래서 수능 국어 지문에서 예시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은 여러분들이 명제 자제를 이해하길 원합니다. 왜냐하면 대학교재들이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험생 여러분들은 예시보다 명제 그 자체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지니셔야 합니다.








그래서 내일부터


제 나름대로 


어려운 명제를 처리하는 법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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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veph · 1067626 · 21/10/30 15:06 · MS 2021

    좋은 글 많네요.. 이런 분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니ㅠ 영어 예열지문 자료도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meveph · 1067626 · 21/10/30 15:10 · MS 2021

    무휴학 반수중인 대딩인데 마지막 내용 공감가네요. 전문 서적 보다보니 스스로 예시들어보는 힘이 생겨 독해력이 좋아져버린..

  • 직딩맨이야 · 1003664 · 21/10/30 15:12 · MS 2020

    오오!!! 감사합니다!!

    이번에 수능 전날까지 예열지문이나 5일치 수능전에 준비할 수 있는

    학습지도 만들생각이니 와서 많이 봐주시고

    화이팅!!

  • meveph · 1067626 · 21/10/30 19:23 · MS 2021

    우왕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