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성 [571544]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21-11-26 11:43:57
조회수 2,639

유성's 수능 국어에 대한 생각 (+재수 고민하는 분들께)

게시글 주소: https://9.orbi.kr/00040947431

총평을 하기엔 좀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내년 수업을 위해 해설을 쓰다 보니 느껴지는 바가 많아서 끄적여보려 합니다.





독서



네 어려웠죠.. 정말 어려웠습니다. 수능 당일날에도 썼는데 리트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 이유에 대해 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배경지식



이전에도 배경지식이 중요하긴 했었고, 


이번에 필요했던 배경지식(환율-경상수지)도 사실 기출에서 다뤘던 내용(1109 j커브)이긴 합니다만,


평가원이 이 정도로 깊은 배경지식이 ''없으면 안 되게' 요구한 적이 있었나 싶네요.


제 생각으로 그나마 가장 필요했던 게 1611 항부력 지문인데, 


이 지문도 배경지식 없이 추론으로도 어느정도는 뚫어낼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이번 경제 지문은 배경지식 없이 추론하려면 그 깊이가 너무나 깊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려요.


저 역시 배경지식으로 풀었습니다. (물론 풀 때는 배경지식 쓴 거로 못 느꼈지만)


물론 아직까지 제 생각은 변함없이 '기출/EBS에 다루지 않은 지식을 배경지식으로 요구할 것 같지는 않다'입다.


다만 확실히 기출/EBS를 반복적으로 보며 내용을 지식화하는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해진 듯 보이네요.



참고하면 좋은 글 ) 

https://orbi.kr/00036425299

https://orbi.kr/00036533759






2) 주장-반박형 지문



리트에서 가장 빈출되는 지문 유형 중 하나가 주장-반박형 지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구조 자체가 복잡해서 집중하지 않으면 흐름 잃기 딱 좋거든요.


이제 평가원은 수능 국어에서도 이렇게 리트처럼 주장-반박형으로 출제할 것을 다짐한 듯합니다.


과거 수능 국어에서는 단순하게 두 세개의 주장을 나열해놓고 단순 비교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기조입니다.


이 흐름은 17.09 칼로릭 지문에서 시작되었고, 22예비 동일론 지문에서 구체화됐지요.


수능 직전에 본 9평에서도 반자유주의지문이 이러한 흐름을 이어갔구요. (물론 문제 자체는 쉬웠습니다)


주장-반박 메커니즘은 꽤나 구조자체가 복잡해서 이에 대한 확실한 학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주장-반박형 지문 연습할 수 있는 자료를 올려보겠습니다.

(내년 수능 준비하는 분들은 팔로우 좀 해...줘..)








3) 삼중 패러프레이징(같은 의미, 다른 표현)


지문이 쉬울 땐 지문이나 선지 내에서 패러프레이징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문이 적당할 땐 지문 내에서 패러프레이징이 일어나지만 선지에서는 일어나지 않죠.


그런데 지문이 어려울 땐, 지문 내에서도 패러프레이징이 엄청 일어나고


선지에서도 패러프레이징이 일어납니다.


확실하게 기준을 잡고 붙여 읽지 않으면 '이게 뭔 개소리야'하기 쉽죠.


A라고 설명했다가 B라고 했다가 C로 물어보니까요.


이번 시험에선 8번이 좀 심했죠.


역시 리트에서 자주 출제되는 패턴입니다.


연결되는 정보끼리 이어주는 연습이 필요하겠죠.





+기술 지문은 이전의 기조와 크게 다를 게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21수능 렌더링과 모델링(3D 애니메이션) 지문에서 마지막 부분(cpu gpu)을 뺀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기> 추론 문제를 푸는 사고 과정도 매우 유사하고요. (머릿속에서 입체 이미지 떠올리기)


아무래도 오답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과학/기술 지문은 중상위권에서 하위권까지 아예 포기하고 찍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네요. (이것도 21수능 풍선 문제랑 비슷하죠.) 







문학



문학은 기조로 보면 다른 시험과 크게 다를 게 없었습니다.


현대시 세트 독해가 조금 어려웠다 정도..?


아마 문학이 갑자기 어려웠다 느끼신 분들은


수능의 긴장감 + 비문학땜에 시간 쪼들림 효과일 확률이 큽니다.


문학은 공부량 면에서나 공부방법 면에서나 큰 변화가 없어도 될 듯 합니다.


(평가원 기출을 통한 독해/풀이 기준 세우기 + EBS 연계-특히 고전시 대비 + 사설로 연습)








선택과목 (언매/화작)



역시 언매도 크게 달라질 건 없는 듯합니다. 


언어(문법) 개념의 확실한 정리&문제를 통한 반복 학습


매체는 유형별 풀이 방법 세우기 + 기출 및 사설로 훈련



다만 화작은 조금 마인드를 바꾸셔야 합니다.


절대적인 난이도가 높다기 보다는 함정을 설치하는 느낌이라서


시간 확보가 중요하게 됐거든요.


공부방법은 여전히  유형별 풀이 방법 세우기 + 기출 및 사설로 훈련의 툴을 유지하지만


조금 더 공통영역(독서/문학)에서 시간을 확보하셔야 될 듯합니다.


이 기조가 이어진다면요.


예전에는 

언어 자신 있으면 언매

아니면 화작 

느낌으로 선택했다면


이제는

공통보다 언어 자신있으면 언매

언어보다 공통 자신있으면 화작

느낌으로 가야할 수도..?







--





평가원의 태도를 보면, 당분간 이러한 '고난도 국어'의 기조를 깰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웬만하면요.


저도 수험생 시절에 국어가 이렇게 어려우면 내가 했던 공부가 다 허망한 것 같고 그냥 나는 안되나 싶고 그랬는데,


이번 시험은 그럴 분들이 더 많을 거 같아 참 씁쓸합니다...


모의고사라도 비슷하게 내주면 마음의 준비라도 할 텐데 말이죠.. 나쁜 쉐리들




아무튼 이번 수능을 보신 여러분들은 너무너무 고생많으셨고, 


재수를 하게 되든 하지 않게 되든 당분간은 조금 쉬면서 


공부 외의 이거저거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여행도 가고, 해보고 싶었던 취미도 해보고, 옛친구한테 연락도 무작정 해보고, 외모도 가꿔보고 부딪히는대로, 생각나는대로 다 해보세요. 


돈이 없으면 알바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당장 공부를 시작하는 것보다 백배 천배는 인생에 도움이 될 거예요.


지금 한 두달 공부 쉬는 게 에너지 측면에도 좋구요.


그러면서 당장은 수능이 전부로 보이는 세상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걸 느끼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나면 수능이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여


조금 더 나를 위한 선택이 뭔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여러분이 가는 길이 어디든, 여러분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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