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병원흰먼지 [407148] · 쪽지

2014-09-17 18:07:44
조회수 7,251

살면서 딱한번 성공했던 기억..1편 고교편(실패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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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이 자세가 너무 부끄러워 수기 ... 엄청 뒤늦게 적습니다 

이 글을 통해 지금 힘들게 공부하시는 여러 수험생 분들께는 힘이 
저에게는 반성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스압 주의ㅠ 저녁양보하고 씁니다)
(아래부터는 편히 대화체, 음슴체 등 섞어 쓰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나는 수원 사람이다. 증조부때부터 수원사람이었고 엄마, 아빠 역시 수원토박이로 성당에서 만나셨다
그런내가 지금 성균관대 의과대학에 들어와 다시 수원에 거주중인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꽤 영특한 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돌 조금 넘어 말을 뗐고 초등학교 내내 컴퓨터학원, 피아노 학원, 미술학원, 태권도 학원(혹은 검도) 만 다니면서 집에선 티비 몇시간씩 보고.. 행복하게만 지냈어도.. (아마도 수원이라 그랬을지 모르지만) 반에서 곧잘 잘하는 편이었던거 같다. 나름 초등학교 졸업전에 혼자 중등 2학년 범위 까지는 했던거 같고, 초등학교 때에만 컴퓨터 자격증이 다섯개는 있었으니까(정보처리기능사는 쪼금 자랑스러웠었다).그러나 이것이 내 자랑은.. 아닐 것이다. 이랬다고 한들 더 성공하는 것도, 이렇지 못했던들 더 뛰어나지 않은 것도 다 아니었으니까. (분명, 나보다 더 잘했던 친구중에 끝까지 잘 된 친구도 있는가 하면, 연락이 끊긴지 수년 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가늠이 안되게 바뀌어 버린 친구도 있더라. 어린 나이에 흔한 성적 자랑이 얼마나 부질 없는지..)

그러나 분명 나는 한가지 확실한 단점이 있었다. 딱히 노력해본 적이 없다는 것.. 그냥 저냥 재밌으면 하고 아님 말고.. 이런 식이었을 거다.  지금의 내가 피아노는 학교종이 정도 치고 미술도 그냥 그런 이유가 아마 그때문일 것이다. 태권도도 검도도 둘다 어영 부영한 것이 아마 그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중학교를 올라가게 되고.. 그저 과학은 항상 재밌어 했기에 과고란 곳에 가보고 싶다란 (당시로썬 좀 당돌한..) 포부를 갖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고 학교에서 사실 (머리좋단 소린 들어도..) 반 일등 한번 해본적 없던 내가 ... 우연 찮게 그런 꿈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내신도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반일등을 해본게 그때일 것이다. 
그리고 집에서 하이탑 물리책을 펴놓고 혼자 노트에 끄적이며 공부했다..  말은 거창해도 방학에는 물리공부한다고 하며 매일 세시간은 서X어X 했던거 같고.. 티비는 없어선 안될 친구였다..ㅎㅎ 선생님과 친구들 눈에는 우등생에 열심히 하는거 같아보여도... 몰려다니며 피방 안다니고 노래방 안다닐 뿐이었지.. 공부를 한것 역시 아니었던거 같다.

그렇게 어영부영 공부해서 고 2때 물리 올림피아드를 봤고  ..하늘의 장난 이었는지 장려상을 받게 되었고 아주대 영재교육원 물리반에도 합격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게 정말 놀랄 만한 일이었던 거 같다... 그때부터 나는 아마도 즐거웠는지 모르겠다.  한발짜국 가까워진 꿈에 너무 즐겁게 물리를 해댔다.. 숙제는 맨날 늦었지만 그 공부 할때만큼은 너무나 즐거웠던거 같다. 그리고 한켠에는 나는 이정도 노력하면... 다 되는 줄 알았나 보다... 그렇게 노력없던 내 내신은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좋아했던 만큼 물리에 집중할때 만큼은 너무 즐거웠다. 또 경시반 친구동생들이 부영고에 가는걸 보면서도 나도 뭔가 될줄 알았다. 그런데 내신은 점차 떨어져 담임선생님이 집안에 문제가 있나 걱정할 정도였고... 결국 물리 올림피아드 상장은 더 좋아졌으나 내신에 발목을 잡히며 보기좋게 과고 입시에서 실패했다.

그게 내가 하겠다 맘 먹은 일에서의 첫 실패였다.  맘만 먹으면 뭐든 할 것만 같이 생각했던 내가...실패했다는게 어쩌면 너무나 이해가 안되고 억울했던것도 같다. 사춘기도 겹쳤어서 였는지 그냥 일주는 운거 같다.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친구들을 보며 참 실패한 인생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던거 같다.  그러고는 참 속편하게.... 그래 물리학자는 너네가 해라 라며 신포도인마냥 생각을 접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대치동은 너무나 낯선 냄새의 동네였다.. 처음으로 이사를 간것도 그렇거니와 알수없는 분위기들과 공부잘하는 아이들에게 쏟아지던 관심들.. 사뭇 내가 알던 세상은 아니었음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내가 잘할수 있을까.. 처음와보는 서울인데.. 드라마에서나 보던 극성맞다는 대치동인데. 

하늘이 무심하시지... 고교 입학시 치루던 입학시험에서 보기좋게 전교 오등을 하고말았다.. (사등인지 오등인지 칠등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상당히 높았다). 그때 분명 나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어라? 대치동 별거 아니네~ 과고가 내 길이 아니어서 떨어졌을 뿐이지 나는 되는 놈이라니까?
그러고 ... 기억에 아마~~도 역시나 공부를 했다..라기 보단 남들 하니까 따라가보자 란 느낌 + 조금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 을 했다. 피방 안가고 노래방 안가고 도서관에서만 사는듯 굴고.

많은걸 포기하고 데려가 주신 대치동이었던 만큼.. 실망만 드리지 말자?. 그런 정도의 목표의식 이었던 거 같다.
그러니 잘하긴 글렀지... 역시나 성적은 다달이 지나갈수록 떨어저만 갔다. 

그러자 그런 생각에 발목이 잡혔었다. 과고도 떨어질때도 이랬지.. 점차 성적이 떨어지면서 실패했어.. 아 내 대입도 그렇겠구나... 내 인생은 뭐가 이리 희망고문이냐.. 처음엔 잘할 것만 같더니...

공부.. 다 하기 싫었다. 점차 떨어지는 성적에 모두들 걱정스런 눈빛뿐이었고.. 나역시 점차밀려나가는 느낌을 지울수 없엇다. 남들 한다는거 다한다 생각했고 나는 노력한다 생각한 만큼 더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분명 나는 공부를 한건 아니었던 거 같다. 

언제나 운이 닿아 중간 중간 잘 나왔던 성적들을 보면서 .. .또 그대사뿐이었다
역시 나는 될껀가봐.. 그래 잘될꺼야 믿어보자 이렇게 지내면 돼.. 자만이었던거 같다
좀더 어감을 살리자면 캬 그래 이게 내 성적이지 ㅎㅎㅎㅎ 잘햇으 ㅎ 캬~
하면서 한 한달을 손떼고 있었달까...;;

결국 수능에서 .. 수리 2등급 맞고 .. 너가 웬일이냐.. 힘내.. 그래도 좋은 결과 있을거야..라는 식의 위로로 가득찬 대화만 해야했다.. 나와 자웅을 겨룬다 생각했던 친구들은.. 다 인서울 의대를 가고.. 서울대공대를 가고.. 나는 어디를 쓸지 모를 와중에... 
점수 맞추어 지원이나 해보자 란 마음으로 몇 군데 의대를 쓰게 되었다... 합격할지도 모르는 채

여기까지 읽으면서.. 한 우등생이 조금 실패한거 가지고 질질짠다 생각햇으면.. 필력의 부족이 맞다..
은연중에 다 지자랑 뿐이네 라고 생각하신다면.. 정말로 죄송하다

그러나 지금의 내가 보기에 진짜 바보같았을 뿐이다... 언제나 조금 잘나온 성적.. 노력이란 댓가 없이 얻었던 것들에 거는 희망뿐이었지... 내가 내 각오로 내 목표를 위해 열심히 한적이 없는 것이다..해야한다는 공부라기에 했고.. 그래야 잘먹고 잘산다기에 .. 의사란 직업이 그럭저럭 좋다기에..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뭐가 자랑이고 내세울만 하겟는가..  

여러분들께 말하고 팠던건 그거다.. 지금 혹시나 잘나온 성적에 우쭐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공부로 생각지 않고 하기 싫은거 억지로 한다고 하면... 행여나 나같이 수능에서 처음으로 2등급을 맞게 되어도 할말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그때마다 성적이 계속 아쉬웠다면... 더 노력하고 노력해 분명 좋은 결과로 마무리햇을텐데... 차라리 6월 9월 모평을 못봤으면... 정신차리고 10월 을 알차게 공부햇을텐데... 그런 생각도 햇었다. 지금 잘 나온 성적이... 노력하지 않는 계기가 될 시엔 그저 독배일 뿐이다.

거꾸로 이말도 하고싶다.. 2편에서 다룰 것이엇지만 2편이 언제 올라갈지는 또 모르기에... 
옆에 친구가 어김없이 성적이 좋다고 해서, 또는 내 성적이 공부에 비해 안나온 것 같다 해서  비교할 것도 좌절할 것도 없다.. 정말 하나도 의미 없는게 모의고사고 수능전에 갖게 되는 자만심이다. 차라리 그래 비록 오늘 이런 성적표를 받게 되었지만 나는 수능 전날까지 차분히 열심히 할꺼야. 수능에서 널 이기겠다는 맘이 아니라 내가 할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내 길을 닦고 싶어. 라고 말하며 열공하시길 바란다.  

수험생 여러분 모두..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는지... 모두들 대단하다. 자기 자신을 아껴라. 사랑스럽게 봐라.. 얼마나 고생하는지...그 어린나이에...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너는 잘하고 있어. 
이 한마디에 다시 힘을 얻어 모두 또 열공할 수 있길.
한낯 수원 촌놈도 우연찮은 기회로 얻게된 착각(?)(내가 물리를 잘하는 구나, 아 내가 대치동에서도 해낼 수 잇겠구나) 하나로 수능을 잘 치뤄냈듯 
분명 여러분도 잘해낼 것이다. 
그러니 ( 긴 글 읽느냐 수고하셨다 마지막 한줄정리다)
시험 잘봤다고 자만말고
시험 못봤다고 자책말고 오늘 열심히 살았나만 생각해 봐야겠다. 
한가지 확실한 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능이야말로 정말 노력한 만큼 나온다. 
끝까지 포기 않고 오늘도 열공하시는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 화이팅..(뜬금포네;;)

이런걸 겨우 깨닿고 반전의 기회로 삼은건.. 반수 시절이었다.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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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삼성병원흰먼지 · 407148 · 14/09/17 18:09

    아마 그리고 분명 2편이 훨씬 재밌고 유익할 텐데.. 이렇게 마무리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훗날 올릴 2편은 기대해주세요 ㅎㅎ.. 2편 제목은 140일 공부해 수능 세개 틀리기..로 기자분들처럼 자극적으로 가볼까...

  • 서울삼성병원흰먼지 · 407148 · 14/09/17 18:11

    앗 그리고.. 좀 두서없어 이말을 미처 못적었네요... 초딩때 반일등 못해본, 살면서 전교일등 한번 못해본 제가 서울대 이상의 성적을 얻게 된 건...
    나는 그래도 잘해낼 거야 여기가 내 위치는 아니야 하고.. 계속 저보다 위를 올려다 보았기에 그럴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그래요
    그러니 오늘도 기운 잃지 마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 명 왕 성 · 505504 · 14/09/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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