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선생 [487716] · MS 2014 · 쪽지

2014-09-28 11:50:08
조회수 1,169

[김대기 T] 파이널 문제집의 활용방법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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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부네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복장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긴팔 T셔츠를 입고, 카디건을 걸치고.... 가을이 왔나 봅니다.

이제 뺨에 조금만 더 찬바람이 불면.... 시험이 다가왔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별로 긴장되지 않죠?

시험이 겨우 6-7주 앞으로 다가 왔음에도 기대했던 긴장감을 별로 찾기 어려울 겁니다.

마치 한달뒤에 내신 시험이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 때 느끼는 긴장감 정도만

가지고 있을 겁니다. 경험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평안(?)함이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겁니다.

몇 주 뒤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패닉에 빠지는 학생들도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요는, 지금 마음이 평안할 때, 평안하게 시간을 보내지 말고,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

조금 더 차분하게 정리를 잘 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제목에서 언급한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가끔 서점에 나가보면 참 별별 이름의 파이널 문제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 EBS 연계 이야기가 없을 시절에는 파이널 문제집들이 나름대로의 개성과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EBS가 연계되고 나서부터는 명목은 'EBS 변형'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문제를 풀어 보면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고 단순한 'EBS 카피'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당연히 혼란스럽겠지요.

물론, 오프라인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여러분들을 지도하는 강사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걸러서 제시하겠지만, 혼자서 정리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떤 문제집이 좋은 문제집이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 지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일 겁니다.


제가 여기서 특정 출판사의 문제집을 언급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또, 시중에 나와 있는 파이널 문제집을 100% 전부 다 검토 해 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고,

단지, 활용법 정도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실력이 있는 학샡들이라면

파이널 문제집에 실려 있는 문제나 지문이 매우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445문항 가운데 대부분의 문항은 무리 없이 소화하는 데 가끔 만나게 되는 이해되지 않는 한 두 문제가

갈 길이 바쁜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문제를 풀었는데, 답은 4번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2번 선지도 뭔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고민하다 일단 4번으로 답을 정하고, 채점을 한 후 궁금한 2번 선지의 해설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짜증나게도 다른 문항은 다 해설을 써 놓았는데 정작 내가 궁금한 2번 선지에

대한 해설은 패스 되어 있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학생 입장에서는 해설지에서 조차 설명하지 않았으니 누구나 알 만한 당연한 문제라는 것인데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제 생각은, 물론 다른 경우의 수가 있겠습니다만, 그런 문제는 해설을 다는 사람조차도 설명이 안 되는

잘못된 문제일 가능성이 80% 이상일 겁니다. 논리적인 설명이 되지 않고, 아주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한 그런 문제에 너무 신경 쓰지 말기 바랍니다.

어차피 수능은 그런 말도 안 되는, 근거 없는 선지나, 복잡하게 지문의 내용을 이해해서 푸는 문제는

출제되지 않을 겁니다. 해설지 조차도 언급하지 않은 선지라면 여러분이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설을 다는 집필진 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대인배의 마음으로 깨끗하게 패스할 문제인 것인지, 우리의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면서 매여 있을

문제가 아닙니다.


또 어떤 문제는 (일반적으로 과학 지문이나, 문학에서 정서를 묻는 문제에서) 문제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해설지를 보아도 지문에서 근거를 가지고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문 자체에 대한 이해나

논리적 추론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표면적인 이름은 '고난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의 본질적인 이름은 '수능에 출제되지 않을 문제'입니다

평가원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지난 수능에서 지문에 바탕을 두지 않고

단순한 사고력이나 추론, 논리력으로만 해결하는 문제는 한 번도 출제한 적이 없는

신의있는(?) 출제기관이니까요.

물론, 여러분이 고1이고, 혹은 고2라면, 또는 고3 초반이라면

언어적인 사고력을 기른다는 측면에서 이런 문제도 거들떠 볼 필요가 있습니다만

지금 시점의 우리는 시험에 출제되지 않을 이런 유형의 문제에 매여 있는 것은 시간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지금부터 남아 있는 시간은 지난 시간동안 공부해 왔던 것들에 대한 효율적인 정리의 시간입니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해도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파이널 문제집들을 보게 되는데

그 파이널 문제집에 실린 일부 수능과 무관한 문제가 우리들의 효율적 정리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문제를 취사선택하는 안목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찬바람이 붑니다.

더 강한 바람이 불어 오더라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전진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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