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utever [801508] · MS 2018 · 쪽지

2022-03-08 22: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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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을 노리는 수험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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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답답해서 쓰는 이야기


'평균 등급이 현재 4~5등급입니다. 올해 수능에서 올 1등급을 맞고 싶어요.'

'아직 기출 1회독을 다 하지 못했어요. 이번 수능에서 정시로 인서울 명문대를 가고 싶습니다.'

'고1, 2때 공부 거의 안하고 있었는데, 겨울방학때 개념 한번 돌렸어요. 3월 모의고사에서 2등급 가능할까요?'



네, 높은 확률로 안됩니다. 꿈 깨세요.



학습 멘토링하고, 국어 과외한다는 놈이 그게 할 소리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안 되는건 안 되는 겁니다.

어제 피아노학원 등록한 사람이 방학때 빠짝 열심히 했다고 흑건백건 칠 수 없는 거고, 오늘부터 일렉기타 시작한 사람이 한달 뒤 있을 축제에서 캐논락 영혼의 연주 할 수 없는거고, 롤 시작한지 기껏 몇 개월차인 사람이 챌린저큐 가서 페이커 이길 수 없는겁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의 3개의 예시에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는데, 공부에 대입하면 인정하기 싫어하고 불편해합니다.



저 3개의 예시의 근거는 공통적으로, '숙련도의 부족' 입니다. 모든 배움에는 단계가 있으니까요. 피아노를 예시로 들면, 처음에 도레미파 위치부터 배우고, 손가락 모양 교정하고, 하농 치면서 손 힘도 기르고....... 바이엘도 치고 그 윗단계 어려운거도 치면서 연습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실력자가 되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공부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숙련도입니다. 공부도 단계가 있으니까요. 처음에 개념을 열심히! 머리에 익혀야 하고, 기본 문제도 열심히 풀어야 합니다. 그 후에 비로소 수능 개념을 학습할 수 있고, 기출 문제도 풀어낼 수 있습니다. 기출 문제를 완벽하게 익히면 그 다음부터 사설 n제, 실전 모의고사를 풀 수 있게 되겠죠.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또 단순히 거치는 것 뿐 아니라 확실하게 숙련되어야만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0일의 전사', '치타는 웃고있다' 는 일반적으로 '100일의 전사자'와 '그냥 웃음이 많은 치타' 로 끝나게 됩니다.


시간이 없다고, 급하다고 이 단계 중 일부를 뛰어넘게 되면, 언젠가는 크게 무너지게 됩니다.




'시발점을 아직 못 들었는데, 뉴런 진도가 상당하네요. 뉴런을 들으면서 시발점은 모르는 것만 찾아서 할 수 없을까요?'

'국어 어휘를 아직 잘 몰라요. 그런데 기출을 제대로 보려면 시간이 부족할 거 같아서, 일단 기출을 무작정 시작했어요.'



위와 같이 단계를 건너뛴 공부는 절대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역전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흘려보낸 과거의 시간만큼의 공부량을 어떻게든 수능 전까지 채워내는 겁니다. 밤샘/ 고도의 집중/ 효율적인 시간관리/ 좋은 강의 수강 후 좋은 복습 등등....



'기적'은 없습니다. (뭐 찍어서 맞추고, 적중하고 이런걸 제외하구요. 이건 기적이 아니고 요행이죠.) '노베이스였던 내가 알고보니 개념 학습도 필요없는 문제풀이 천재?' 이런건 라노벨이나 애니에서나 나오는 스토리에요. 단계에 맞춰 성실하게 숙련도를 올리고, 양을 채워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하는 게 유일한 성적 향상 방법입니다. 내가 몇달만 빡세게 공부해서 성적을 쭉 올릴 수 있다면, 12년동안 성실하게 공부해와서 성적을 끌어올린 옆자리 친구들은 바보인가요. 일정 수준 전까지는 성적은 노력에 비례합니다.



요약하면


1. 단기간에 성적을 급상승시킬 방법은 없다.

2. 역전을 노린답시고 중간과정을 뛰어넘어서 공부하면 안된다.

3. 유일한 방법은 어떻게든 공부량을 늘리는 것

4. 가능충짓 하지마라


그리고


좋은 대학 가기는 생각보다 겁나 힘들다. 가 되겠습니다.

남은 250일도 화이팅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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