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46 -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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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해볼 '통일' 이라는 주제는 그 자체로 강력한 파급력을 지니며, '너 친북 종북이지' 같은 색깔론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 쉬운 민감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다들 잘 알다시피 북한의 김돼지가 일제에서 해방된 나라를 꿀꺽 삼키고자 625에 선빵을 날리고 역관광을 당했었죠.
이제 무려 70년이 지났습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70년간 아무것도 없는 황폐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급부상했습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memberNo=477177&volumeNo=28612882
실제로 625 참전 유공자 분들을 한국에 여행을 초대하면 많이 놀라신다고 합니다. 625 때 남겨진 사진은 정말 무너진 건물 기둥과 잔해밖에 없었기에....
https://dongbeiren.tistory.com/1699
625는 역사에 깊은 휴전선이라는 골을 남겼고, 비슷한 사례로 동서독 분리를 이야기들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극단적이고 상황이 심각합니다. 일단 동서독과 달리 서로 생존을 걸고 피비린내나는 동족 상잔을 했었고, 이후 남북한에서는 독재 정권이 저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또 숙청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동서독의 경제력 차이보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훨씬 더 크며, 동서독 통일 당시 거대한 경제력을 가진 독일이 휘청거릴 정도였는데 아마 남북한의 통일은 그보다 더한 고생과 비용이 들 것임이 뻔합니다.
그래서 현재 40~60대는 민족적인 의미에 따라, 혹은 역사적으로 같은 민족이었고 통일된 국가였기에 통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먹고 살기 급한 2030대들에게는 통일은 그저 돈이 많이 드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실제로 통일 반대론자들의 가장 강력한 근거 중 하나가 앞서 이야기한 통일비용입니다. 통일비용이 천문학적일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대 진보, 보수 정권들은 급작스러운 통일이 남한의 경제와 사회도 순식간에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기에, 연착륙을 시도해왔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여러 차례의 공동 성명, 동시 UN 가입, 개성공단을 통한 경제적 격차 줄이기, 금강산 관광 등이요.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피나는 노력들은 최근에 북한이 개성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켜 버리고 ICBM 실험을 재개하면서 위기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제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말씀하시길, "한국에서 국제 외교학을 배운다는 것은 곧 통일을 위함이다" 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상기합니다.
625는 단순히 한반도라는 작은 반도에서 같은 민족이 부딪힌 전쟁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모든 강대국들이 대부분 군대와 물자, 의료지원을 하였으며 특히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최신 전차를 받았고, 나중에 상황이 역전이 되자 중공군이 들어오는 등 국제전 양상을 띠었습니다. 따라서 결국 국제전으로 비화한 전쟁의 아픔을 딛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남북한끼리의 협의와 협상보다도 세계를 설득하고 이해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정도의 국력이 요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외교학을 한국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곧 통일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죠. 실제로 6자 회담, 4자 회담 등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포함하여 한반도 문제를 계속 논의해 왔습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내로라하던 초강대국들까지 소집된 치열한 국제전이 한반도에서 벌어졌었습니다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998083
분명 통일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이며, 어쩌면 김돼지 왕조가 3대를 넘어서 계속 이어질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통일이 어떻게 해서든 이루어져야 하는 민족적, 역사적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유머러스 하면서도 극단적인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통일에 드는 비용이 많이 들 것이며 세금은 크게 오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통일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라는 질문은 본질에서 살짝 벗어난 질문입니다. 실제 본질을 짚은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https://www.fmkorea.com/3196396451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9642069
만약의 위의 사진처럼 북한이 독일이 동서독으로 분리된 것처럼 되어버린다면, 매우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당장 경제력으로 한국과 일본을 압도하는 패권주의적인 중국은 안전한 내해를 확보하게 됩니다. 한반도 서해안을 많이 차지할 수록, 중국은 상대적으로 약한 해군력을 육성하고 훈련하기 좋은 여건이 확보됩니다.
또한 저렇게 되어버리면 중국은 동해로 바로 뛰쳐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즉, 동해에서 예컨데 독도 영유권 분쟁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데 그 와중에 중국이 뛰쳐들어오는 격이 되어버립니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함부로 확장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서해는 한국에 의해 봉쇄되어 있고, 남중국해 쪽은 동남아 국가들이, 그 사이는 일본 열도와 작은 섬들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만약 이 라인이 붕괴되면 괌과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이 중국에게 타격받을 수 있습니다.
저런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더라 하더라도, 중국이 한반도 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은 절대로 우리에게 달가운 상황이 아닙니다. 제가 과거 전쟁사 칼럼 중에서 지정학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대륙국가에게 반도가 새로 편입된다는 것은 곧 해양패권국가로 성장하는 발판이 된다는 것입니다. 625에 개입을 선택했던 중국의 마오쩌둥은 훗날 이 결정을 후회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약 중공군이 한국군과 UN군을 밀어내고 한반도를 전부 먹었었다면, 이미 세계 패권국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통일 문제는 곧 북한에 의한 안보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동시에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여 더 근본적으로 한반도, 통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안보에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한국도 선진국 반열에 들긴 하지만, 중국, 일본, 미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다는 것은 항상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만듭니다.
물론 제가 무조건 통일을 강요하고 통일이 유일한 해법이라고는 주장하기 힘듭니다. 저 또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겨우 책이나 좀 읽고 혼자 생각한 바를 글로 썻을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통일 반대론자들의 논리와 근거 또한 매우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골드만 삭스가 공식적으로, 2050년의 통일 한국은 세계 GDP 2위의 초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전 이게 좀 거꾸로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가 처한 외교적 현실을 보았을 때, 한반도는 통일이 되면 GDP2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남한 독자적으로 GDP 2위에 준하는 국력을 가져야 주변 강대국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통일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예상합니다. 물론 통일이 되어 북한 지역의 잠재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된다면 대한민국의 위상은 더 커지겠죠.
https://news.mt.co.kr/mtview.php?no=2009092115390510802
오늘은 굉장히 민감한 주제를 다루어보았습니다. 저 또한 오랫동안 통일 문제에 대해서 교육도 받아보았고, 다양한 의견과 책을 접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제 경험과 생각에 따라 위와 같은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통일이라는 문제조차 당사자인 대한민국이 혼자 스스로 이루어낼 수가 없습니다. 유일한 길은 북한의 경제력이 어느정도 기본이 되게끔 하면서 통일되었을 때 발생할 잡음을 줄이기 위한 연착륙 시도와, 이해관계가 얽힌 강대국에 대한 외교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라는 강대국의 공격을 받으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길레, 지난번에 홧김에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제 용돈을 기부하기도 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보면 딱 강대국이 한국을 유리하던 역사가 겹쳐보입니다. 결국 국제 관계에서는 힘,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가 근본이며 이러한 기초 체력이 되어야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저 또한 거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https://orbi.kr/00028397136 - 번외편 잠수함
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https://orbi.kr/00028616772 - 23편 준비
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https://orbi.kr/00028751436 - 번외편 단수와 보급
https://orbi.kr/00028918449 - 24편 자율성과 민주주의
https://orbi.kr/00028929569 - 25편 경험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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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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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https://orbi.kr/00027690051 - 번외편 문과와 이과
https://orbi.kr/00030479765 - 7편
https://orbi.kr/00033799441 - 8편 + <수국비> 광고
https://orbi.kr/00038536482 - 9편 + <수국비> 광고
https://orbi.kr/00038794208 - 10편
https://orbi.kr/00038933518 - 11편 마지막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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