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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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짧은 칼럼 시리즈로 적으려 했는데 다 쓰고 보니 블로그에 써야할 글 같이 된;;;;
잡담 태그 달아서 올려요...!
오늘 한 생각이다.
마이웨이라는 말은 보통 집단에 섞이지 않고 독고다이로 사는 사람들의 방식을 말한다. 긍정적으로 쓰일 때도 있고, 부정적으로 쓰일 때도 있는 말이다.
삶을 살아가는 측면에서 마이웨이라는 말은 '외부의 잣대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 일'이란 뜻으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정의 하에서라면, 나는 마이웨이로 살고 싶다. 이미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외부의 잣대로 나를 평가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초라해지고 불행해지는 듯 하다.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왜 나는 이것도 못할까. 이렇게 자신을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이건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적당히 포장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신을 포장하는 상황에서는 뭐가 포장이고 뭐가 알맹이인지 본인 스스로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포장을 벗기는 것도 쉽다. 그런데 자신의 길이 아닌 남의 길을 곁눈질하며 그리로 가려고 하는 순간 뭐가 뭔지 헷갈리게 된다.
전에 수능 기출에서였나, 정약용의 <수오재>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수오(守吾)란 '나를 지키다'라는 뜻이다. 그 글에서 정약용은 '나'는 도망가기를 즐겨하고 이리저리 흔들려서 제대로 잡아야 하는데 벼슬길에 나가있을 동안 그러지 못해서 황망 중에 강진 바닷가에서야 나를 잡게 되었다며 평생 수오의 뜻을 가지고 고향에서 은거한 큰형의 삶을 동경한다.
마이웨이의 삶 또한 정약용이 말한 수오의 삶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정신없이 주변에 휘둘리고, 집단이 내게 요구하는 기준을 나 자신보다 우선시하고, 헛된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달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지만 알면서도 내 길을 지키고 우직하게 걸어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입시 시절의 예만 들어봐도 그렇다. 정시 준비하는 현역들은 수시 합격철되면 마음이 뒤숭숭해져서 한 며칠은 공부 안하게 되고, 재수 생활을 잘 해내다가도 남친(여친)이랑 축제 간 친구의 사진 한 장에 평정심이 무너져 내린다. 더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내가 친구보다 율동을 잘해서 친구는 장려상 받고 나는 대상 받을 때 친구엄마의 표정도 이 주제의 좋은 예가 된다.
나보다 잘난 사람, 나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볼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밑도 끝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기분이 묘하게 불쾌해지고, 만족할만 한데도 만족하지 못하며, 그냥 쭉 가면 되는 걸 누가 옆에서 뭐라할 때마다 자꾸 두리번거리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내 길을 잃으려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내 길을 걷자고. 갈대가 되지 말고 뚜벅뚜벅 걷자고. 상황에 흔들리지 말자고. 잘하고 있다고.
흘러가는 대로만 살다보면 외부에 휩쓸리기 참 쉬운 것 같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이 수양을 그렇게 좋아했나보다. 음 산에 가서 도닦을 생각이라곤 1도 없지만 조금씩 일상에서의 수양(?)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 날에는 눈감고도 내 길을 달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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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지는 글이네요. '의식적으로 생각하기'가 쉬우면서도 중요하고, 많이 어려운 일 같아요.
새벽감성이네요
제가 입시를 대하는 태도와 거의 똑같은...!
스읍 그쵸… 그런 의미의 마이웨이는 아니긴 해요
ㄹㅇ' 나는 남 눈치따위 신경 안 써~' 이 ㅈㄴ 확고한 신념 하나가지고 남이 피해를 입든 말든 그게 나랑 뭔 상관인데? ㅇㅈㄹ하는거 역겨움
개인주의랑 이기주의 구분을 못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듯
내 인생 살거야=내 맘대로 할거야 가 아닌데
예의 규칙 지키고 신념대로 살라는건데... 싸그리 무시하고 마음대로 사는거랑은 아예 다른 건데
마이웨이 점심님 칼럼추
정약용의 수오재기 아닌가요
연고티비도 마이웨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