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bi조선생 [112180] · MS 2005 · 쪽지

2015-03-19 22:14:50
조회수 7,605

[수험생활 이야기] 학습량에 대한 착각

게시글 주소: https://9.orbi.kr/0005815805

안녕하세요. 조선생입니다.


최근 들어 쪽지로 많이 오는 질문이 있어서, 비슷한 내용의 답장을 계속 쓰다가

글로 한번 남겨봅니다. 뻔한 내용일 거에요.

그러나 이 시점에 한번쯤 꼭 짚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요즘 재수 수험생활의 트렌드는 "독학재수"인 것 같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방법입니다.

필요 없는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굉장한 장점이죠.


하지만, 독학재수를 하시는 수험생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학습량에 대한 착각"입니다.


주로 재수생 분들이 많이 겪는 문제점입니다.


고3때까지 학교에서, 쓸데없는 수업 - 선택하지 않은 사회탐구 내신수업 or 선생님이 수업을 너무 못해서 듣는 게 괴로웠던 시간 등 - 에 시간을 빼앗기다가

독학재수를 시작하게 되면, 자습시간이 많이 확보되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필요한 수업만 인강으로 들을 수 있고, 방해 없이 내가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도 더 많이 풀고, 인강진도도 고3때보다 팍팍 나가고.. 공부를 많이 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과연. 정말 공부를 더 많이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계획을 세우고, 공부량을 적어가면서 진행하시는 분들은, 실제로 공부를 더 많이 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학생들은, "착각"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체크해 보셔야 합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공부한다고 가정했을 때,

점심/저녁시간을 제외하고 확보할 수 있는 학습시간은 총 11시간입니다.

11시간이면 엄청난 양의 학습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따져봐도 인강 11강 이상, 수학모의고사 약 7세트 등... 엄청나죠.


여러분들이 정말, 이에 상응하는 양의 공부를 하셨는지, 한번 꼭 체크해 보세요.

하루에 11시간 앉아있는다고 해서,

그리고 쓸데없는 수업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해서,

고3때보다 여러분들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쓸데없는 수업 듣던 시간보다, 더 많이 낭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많은 공부량이, 성공적인 수험생활의 유일한 지표가 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범위가 정해져 있고, 객관식 문제가 대부분인 시험에서

공부량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득점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부량 꼭 체크하세요. 수첩에 써 보는 것도 좋습니다.

수첩에 쓰는 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절대적인 학습량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말고)을 확보하세요.


재수생 여러분들께 한가지 당부드리면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아직까지는 날씨도 좀 쌀쌀하고, 공부도 재밌고(??!!!) 해서 버틸만 하실 겁니다.

4월 되어서 꽃 피고, 날씨 좋아지고, 대학가서 한달동안 술먹느라 연락도 안 되던 친구녀석들에게서

연락도 가끔씩 오고... 이러면 정말 공부하기 싫으실 거에요.

재수학원에, 독서실에, 내 공부방에, 갇혀 있는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슬픈 날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 슬픔에 빠져서 공부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또 슬퍼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지금부터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과거도,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나갈 238일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의 고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돌아보게 될 날을 상상하며. 마음 굳게 먹고 버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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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lLifeEnthusiasm · 503531 · 15/03/19 22:19 · MS 2017

    고맙습니다~^^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2:22 · MS 2005

    뻔한 이야기인데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자몽죠아 · 558760 · 15/03/19 22:21 · MS 2015

    예를들어 수학 몇문제 국어모의고사 1회 이런식으로 적어두란 말씀이신가요??? 좋은말씀감사합니다 ㅎ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2:24 · MS 2005

    저는, 교재의 페이지 수나, 문항 수를 전부 기재했었습니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이게 은근히 자극이 됩니다 ^^

  • 목숨걸고삼수 · 559277 · 15/03/19 23:54 · MS 2015

    플레너 로 하루 할달량을 적고시작하는데 페이지수 문항수 도같이적으면 확실히 피드백 되겠군요 좋은글감사하구 낼부터 실천해야겠네요ㅎㅎ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0 00:06 · MS 2005

    플래너에 적으실 때, 한 눈에 학습량이 파악될 수 있도록 적으세요.

    저는 세로로 긴 수첩을 활용해서, 한 줄에 한 항목씩 적는 방식으로 했었습니다.

  • 모올라 · 548487 · 15/03/23 12:01 · MS 2014

    타이머로 얼마나햇는지 시간을 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요

  • 자살or성공 · 530858 · 15/03/19 22:25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2:31 · MS 2005

    윽.. 숨기고 싶은 과거를.. 노코멘트 하면 안 될까요?

  • 시역과의 · 539842 · 15/03/19 22:56 · MS 2014

    뭐지궁금하네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3:11 · MS 2005

    저의 전적대(...) 관련 질문이었습니다 ㅋㅋ

  • ㅎㅁㅎㅎ · 521150 · 15/03/19 22:32 · MS 2014

    좋은글 감사합니다.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3:13 · MS 2005

    ^^

  • BlackCobra · 558708 · 15/03/19 22:44 · MS 2015

    네 객관적으로 돌아보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끊임없이 점검 해야 됩니다 ㅎ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3:14 · MS 2005

    네 맞습니다. 그래서 숫자로 표시해 보는 게 좋은 듯 합니다.

  • 공식적 · 505797 · 15/03/19 22:59 · MS 2014

    한명이라도 나를 피드백해주면 좋겠는데 또 그걸 해줄사람이없어서 힘들죠 ㅠ

  • Orbi조선생 · 112180 · 15/03/19 23:16 · MS 2005

    피드백 필요하시면 저한테 쪽지 주세요

  • 온마이웨이 · 528926 · 15/03/20 01:22 · MS 2014

    독학학원에서 공부하는 삼수생입니다 저도 매일 공부량 적으면서하는데 .. 좀별개 질문인데 막 힘들고 외롭고 그럴때 어떻게 해소하죠 물론 웬만하면 다시 맘잡겠지만 너무 힘들때도 있잖아요 ㅜ 친구들이랑은 연락도 다끊어서 삼수하는 다른애 한명이랑만 가끔문자하고 학원에선 물론 아무랑도 말안하는데 힘들때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모르겠어요 괜히 삼순데 내가 멀놀아...이런생각도들고 후 오늘따라 유난히 힘들어서 집에서 투정부렸다가 혼나기도해서 두서없이 길 적어봤네요 ㅜ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0 02:26 · MS 2005

    삼수생인데 뭘 놀아 - 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놀아야 합니다. 단, 정해진 공부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노세요.

    온마이웨이 님이랑 똑같이 외로워하는 친구들이, 같은 교실 안에 분명히 있습니다. 먼저 말도 걸고 활발하게 지내세요. 외로운거 참으면 병 납니다.

  • 온마이웨이 · 528926 · 15/03/20 10:47 · MS 2014

    그렇다면 혹시 추천하시는 스트레스해소법잇나요??? 원하던 공부량을 채우고 나서 어떤걸로 스트레스해소를하면좋을까요???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0 13:32 · MS 2005

    저는 영화를 많이 봤었어요. pmp세대였는데요 ^^; 인강보다 영화를 더 많이 본 것 같네요.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더 추천하고 싶어요. 미드 같은 거 한시즌 보기 시작하면, 하루, 이틀이 훅 가거든요. 영화는 아무리 길어도 보통 3시간 정도니까...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책만 잡고 있는 것보단, 한편 보고 기분 풀기에 좋았습니다.

  • 빡공열공하자아 · 559309 · 15/03/20 01:47 · MS 2015

    감사합니다!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0 02:26 · MS 2005

    화이팅!

  • Regain · 461848 · 15/03/20 02:53 · MS 2013

    감사합니다 ㅎ

  • 교보문고오 · 529020 · 15/03/20 04:15 · MS 2014

    선생님 글 잘보고있습니다. 항상 글에서 쌤의 일관된 따뜻함?!ㅎㅎ이 느껴져요 정말로요! 조언 감사합니다.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0 12:12 · MS 2005

    앞으로도 도움 되는 글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charmink · 526370 · 15/03/20 11:41 · MS 2014

    저는 독서실에서 독학하는 삼수생인데요. 공부 하루량을 아침에 계획하고 8시반부터 10시까지 점심저녁 시간 합쳐서 한시간으로 최소화하고 밥먹을때도 단어 외우면서 하는데도 하루량 계획을 다 못지켜요 ㅠㅠ 지킨거보면 항상 다른과목에 비해 어떤과목은 거의 지키지 못하는것도 있어요... 계획 한 것들은 제 생각에 정말 꼭 해야 할 것들로만 하기때문에 못지키면 스트레스받고.. 시간은 부족한데 시간을 늘리자니 너무 피곤해요ㅠㅠ 그래도 시간을 늘리는게 좋을까요? 학습량을 조금 줄이는게 더 좋을까요?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0 12:14 · MS 2005

    목표치가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스케줄을 보면, 더 이상 시간을 늘리는 건 무리입니다.

    지금까지 기록하셨던 플래너 기준으로, 최대학습량의 90프로만 목표치로 다시 잡으세요. 때로는 초과달성하는 날도 생길 수 있도록이요. 초과달성하면 기분도 좋아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 가지가지경희가지 · 564314 · 15/03/20 12:38 · MS 2015

    헉 완전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나는 극복할 것이다 · 498667 · 15/03/20 12:44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 물량공단 · 529885 · 15/03/20 16:12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으예과 · 563775 · 15/03/21 06:0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라피스라줄리 · 564450 · 15/03/21 13:02 · MS 2015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홀로앓이 · 564233 · 15/03/21 19:31 · MS 2015

    저는 문항 수 까지는 아니고 계획을 세우면서 하기는 하는데 문제는 집중하면서도 딴 생각이 나요. 이게 공부를 안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매번 그러는 것도 아니지만 풀 집중하고 공부하고 있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나서 집중 깨지면 정말 열받아요... 이건 고칠 방법이 없을까요?

  • Orbi조선생 · 112180 · 15/03/22 01:01 · MS 2005

    집중이 깨졌을 때, 화가 난다... 일단 공부에 대한 열의가 느껴지네요. 좋은 자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로 어떤 딴생각이 나서 집중이 깨지시나요? 이걸 그냥 억누르고 무조건 집중하려고만 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딴생각이 날 수도 있죠. 당연한 겁니다. 그럴때마다 화내지 마시고, 차라리 빨리, 짧은 시간 안에 딴생각을 끝세요. 해결이 필요한 거면 빨리 해결하고 다시 공부로 돌아오시고요.

    무조건 피한다고 될 일은 아닌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