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니 점심때 [102465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09-13 23:41:44
조회수 22,359

국어 인문 지문 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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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지문 전에 인문부터 썼는데 까먹고 올리지를 않았네요 ㅋㅋㅋ

올초에 메모장 날짜 보니 올초에 쓴 거라 말투랑 방법이 지금 하는 거랑 약간 다르긴 한데 그냥 올려요~


인문_철학/논리학


대표 빌런: 2211 헤겔 / 2206 바나나/ 1911 가능세계/ 1711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


빌런 목록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에 평가원이 n수생 엿먹이려고 하다 현역 때려잡는 자주 고난도 지문을 출제하는 주제다.

고난도 철학 지문이 고난도로 불리는 이유는 (1). 생소한 용어와 (2). 꼬인 논리전개 때문이다. (1)의 예를  개인적으로 수능 사상 최악의 난이도라 생각하는 헤겔 지문을 통해 보자.



원인 1. 생소한 용어

독해팁: 수학 빈칸 풀듯이 논리 전개 따라가기


㉠정립-반정립-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 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 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 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 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 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 지녀야 한다.
-2022학년도 수능 헤겔지문 첫문단


쉬운 지문은 눈으로 스윽 따라 내려가기만 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만 모르는 용어파티인 이런 식으로 써놓은 불친절한지문은 헤겔 철학을 공부해보지 않으면 머릿속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교양으로 헤겔 철학을 듣는 중인데 그래도 잘 모르겠다는...) 

"정립-반정립-종합? 모르겠다. 뒤에 설명 나오겠지.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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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을 해결하는 파훼법은 '논리 전개 따라가면서 읽기'이다.

'논리 전개를 따라가면서' 읽으면 이렇다. 천천히 읽어보자. 다음은 윗 글을 읽으면서 내가 한 생각의 흐름이다.


'정/반/종합.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 일단 ㅇㅋ. 헤겔이란 양반이 이렇게 철학을 했나보지? 세 범주의 병렬이 뭐지? 아 정립-반정립-종합이 그냥 나열해놓은 게 아니라고? 다음 대립적인 두 범주가 통일을 이뤄? 수렴적 상향성? 두 개가 합쳐져서 하나가 되는 건가? 뭐 일단 ㅇㅋ. 그 다음 문장. 존재 방식?? 갑자기? 아 근데 그 다음 세계의 근원적 질서가 (=이념) 변증법적이라네. 세계가 변증법적이니까 대상도 그렇겠지. 근데 변증법적이 뭐더라? 그렇지. 나열하는 게 아니고 두 개가 수렴해서 조화를 이룬다고. 근데 갑자기 또 뭔 이념과 현실? 얘네 둘이 합쳐져서 다른 뭔가 나온다는 건가? 어찌되었건 철학은 '변증법적'이어야 한단 거지?'

1문단 클리어.


여기서 자꾸 변증법적이란 말이 나오니까 두개를 수렴시켜서 딴 거 나오게 하는 거로 대충 치환해서 읽어도 된다.

자 1문단을 다 읽었다. 말이 어려울수록 천천히 읽어보면 된다. 용어가 어려우면 지문에서 다 설명해준다. 수학적 귀납법빈칸 채우기 할 때 식 전체를 다 증명하려고 하는 게 아니듯이 이 줄이 이해가 안되면 앞뒤줄을 통해 문맥을 구성하며 읽으면 된다. 



다음은 콰인 포퍼 지문이다. '2. 꼬인 논리전개'의 대표적 예시. 




원인 2. 꼬인 논리 전개

파훼팁: 도식화로 글 장악하기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는 수학적 지식이나 논리학 지식처럼
경험과 무관하게 참으로 판별되는 분석 명제와, 과학적 지식처럼
경험을 통해 참으로 판별되는 종합 명제를 서로 다른 종류라고
구분한다. 그러나 콰인은 총체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구분을
부정하는 논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의 구분에 따르면 “총각은 총각이다.”와 같은 동어 반복
명제와, “총각은 미혼의 성인 남성이다.”처럼 동어 반복 명제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분석 명제이다. 그런데 후자가 분석명제인 까닭은 전자로 환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원이
가능한 것은 ‘총각’과 ‘미혼의 성인 남성’이 동의적 표현이기
때문인데 그게 왜 동의적 표현인지 물어보면, 이 둘을 서로
대체하더라도 명제의 참 또는 거짓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두 표현의 의미가 같다는 것을
보장하지 못해서, 동의적 표현은 언제나 반드시 대체 가능해야
한다는 필연성 개념에 다시 의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동의적
표현이 동어 반복 명제로 환원 가능하게 하는 것이 되어, 필연성
개념은 다시 분석 명제 개념에 의존하게 되는 순환론에 빠진다.
따라서 콰인은 종합 명제와 구분되는 분석 명제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결론에 ㉢ 도달한다


전체 지문 내용은 두고, 동공 지진 시작 구간부터 보자. 세번째 줄 논리실증주의자와~부터 살펴보면 '총각은 총각이다'는'동어반복명제'이고, '총각은 미혼의 성인 남성'도 동어반복명제로 '환원'할 수 있기 때문에 분석명제이다. 5번째 줄에서는 총각이랑 미혼성인남자가 동의적 표현이라 환원 가능하다 해놓고선 그게 왜 동의적 표현이냐며 물음을 던지고 '바꿔도 참 거짓이 바뀌지 않는다'라며 대답을 제시한다. 근데 생각해보자. '호랑이는 동물이다'란 명제에서 호랑이 대신 토끼를 넣어도 되는데? 그래서 총각=미.성.남이 돼야한다고 그 다음 줄에서 언급하며 이걸 '필연적으로 p는 q이다'라는 뜻에서 '필연성'이라 부른다. 


이쯤되면 정신줄 놓게 되는데, 마지막 줄에 '순환론'이란 단어에 주목해보자. 뭔가 글의 논리가 막 복잡할 때는 도식화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순환론은 논리가 서로 서로 뒷받침해줘서 결국 근거없는 걸 말한다. 


자 그럼 위 문단은 순환론에 빠지는 걸 글로 풀어놓은 거란 건데, 도식화를 한번 해보자. 

마지막 줄에 필연성이 '분.명.개'에 의존한다 그랬으니 필연성->분석 명제 개념이다. 그리고 중간에 동의적 표현이 필연성에 의존한다 했으니까 동의적표현->필연성이고, 동의적이 되려면 동어 반복이어야 된다 했으니 동어 반복-> 동의적이다. 그리고 처음에 분석명제(그 자체로 사실인 것)는 동어 반복이니까 분석명제->동어 반복이 된다.


필연성->분석명제->동어 반복->동의적 표현->필연성... 으로 순환되서 콰인 말이 무조건 옳다라는 결론이다. 


개인적으로는 저 지문을 풀면서 '순환론'이라는 말을 보고 도식을 그렸는데, 사람마다 힌트를 얻는 지점은 다르겠지만 도식화를 해두고 문제를 풀어보면 확실히 잘 풀리는 듯.




2번째 내용은 설명하니까 어려운데 직접 해보면 굉장히 유용한 도구란 걸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당


다시 보니 가독성이 좀 별로인 글이긴 한데 참조 정도만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좋아요 눌러주시고 팔로우 해주시고 덕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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