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자격지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네요
게시글 주소: https://9.orbi.kr/00070543239
저는 현역으로 지방대에 붙었습니다.
아마 교명을 처음 들으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솔직히 그 나이때는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 안 했습니다.
그냥 어느 대학을 들어가든 나 스스로만 잘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비록 알바, 군대, 대학이 전부지만) 사회생활을 해 보니 은근 학벌이 차지하는 영향이 크더라고요.
특히 내가 가진 꿈 자체가 학벌 때문에 무시당하는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알바 사장. 결과적으로는 참 감사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다시 수능보기로 결심한 지분의 80% 이상은 저 사람이 가지고 있습니다.
'xx고등학교면 그래도 공부 잘 하는 애들 가는 학교 아니야? 근데 넌 어쩌다가 oo대로 갔어?'
알바 처음 시작할 때 들은 말입니다.
그 외에도 학벌을 거론하며 은근히 제 자존감을 낮추는 발언을 하더군요.
"역시 사람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야 해. 지방대학 나와서 서울에 자리 못 잡잖아"
"고시? 너네 대학에서도 붙는 사람 있어?"
"반수도 생각한다고? 3년 내내 열심히 해서 거기 간 거 아니었어?"
"oo대학교 좋다는 것도 다 옛날 얘기지~"
저런 화법이 참 거시기 한 게, 차라리 대놓고 쌍욕을 하지 돌려서 까는 화법은 내가 화내면 괜히 예민한 사람 된 것 같고, 그냥 넘어가자니 참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혹시 아무 문제 없는 말인데 정말로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불필요한 분란이 걱정되어 대학명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사장 학벌이 그리 잘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 학벌은 그것에조차도 못 미쳤기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대학 동기들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이 꿈을 꿔도 되는게 맞는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상술했듯, 제 목표는 행시입니다. 저희 대학에서 붙은 유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기들하고 진로 얘기를 할 때, 괜히 7급으로 꿈을 낮춰서 말했고, 그조차도 너무 높은 거 아니냐는 말을 듣고는 했습니다.
적어도 내가 가진 열정이 학벌 때문에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더 늦기 전에 수능을 다시 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1년 내내 공부를 하면서 적어도 사장보다는 좋은 대학 나와서 저 말들 그대로 돌려주는 게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목표를 이룬 지금, 사장에게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괜히 좋은 대학교 간 친구들이 학교 생활 얘기하면 위축되고는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20대 초반을 얽어매던 자격지심, 이제서야 벗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재수를 현역때보다 망치고 현역때붙은 숭실대 돌아가야될거같음 유급신청해놔서 1학년부터...
-
전 안 배고픈데 22
친구가 자긴 배고프다고 자꾸 지금 만나재요 (원래 4시에 만나요)최대한 기분 나쁘게...
-
어.. 19
오르비 하는 여자 수험생 보면 무슨생각듦..? 주변에 나만함 ㅇㅇ. ㄹㅇ로 나만하는듯
-
검은 마법사가 된다
-
인생망함 질문받음 25
-
재수 2
내년에 재수생 많을까
-
https://orbi.kr/00055155801 저때 쓴 덕코만 90만임 물론 지금도 미침
-
22수능 기준일건데 질문 받아도 될까요
-
사탐런하려다가…하.. 메디컬 목표라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화 ->...
-
요?
-
고대 변표 2
지금 진학사 변표 작년기준인건가요? 분리변표로다가
-
심심해
-
사탐런 1
어디가 낫나요 사문? 원래 물생인데 생명 사문 할지 아니면 생명 놓을지 고민
-
사랑하기 6
딱 좋은 나인데~
-
여친있는데 4
길가다가 더 존예인 사람이 번따하면 번호줄거임?
-
어디가 더 나을까요 ㅠㅠ? 어짜피 가서 반수할 예정이라 대학 타이틀이 더 필요한건데...
-
심리가 뭔가요?? 서울대 의대 합격증 도용해놓고 여기저기 훈수 두고 다니는데...
-
진짜 재수 죽어도하기싫은데 불안함
-
이거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지?
-
중앙 vs 이화 3
둘다 논술로 붙엇는데 이대는 4년 전액장학금이고 과도 이대가 좀 더 좋음 근데...
-
시켰는데 올해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연대로 문돌이들 빨려가는 입장에서 또 변표를 그렇게 내려나
-
안녕하세요. 메디컬 목표로 (수의대x) 입시판에 다시 들어온 사람입니다. 24수능때...
-
질문 받음 10
고졸 일용직 걸그룹 마스터 야구 중독자 (32년 무관 팀 팬)
-
현역 삼룡의 합 수능 13131 지방 평반고 (작년 서 4, 연 9, 고 6, 의...
-
라면 먹으면서 강 바라보기
-
인간관계가 어려워요~ 12
뭔가 고3 이후로 부탁이나 만나자고 하는 연락을 하는 게 너무 어려워졌어요
-
폭이면 다음해 빵 빵이면 다음해 폭이 정배?
-
메가/진학사식 648~649면 안정이고 김영일식 644로 안락사당하면 적정인데
-
롤 닉 추천해주세요 25
DRX ~~ 로 할건데 프로처럼 영어로 닉추천정
-
내 나이가 으때서~
-
아이 귀여워 3
ㅎㅎ
-
국어 정규반 들을려고 생각중인데 한달에 얼마인가요?? 그리고 교재 할인?같은것도 있나요??
-
왜2학년이야
-
저는 나이로는 4수생 응시로만 보면 3수생입니다. 최근 오르비를 보는데 재수를...
-
근데 사문 말이야 11
아아 나도 사문을 했지만 뭐랄까 타임어택이라는 말을 쓰기가 흐으음,, 아아아아ㅏ...
-
올해기준이란건 뭔소리임?? 나만모르는 숨겨진 사이트에 변표 업로드했나
-
기계공학과 여론 5
전화기 깨지고 기계공학과 밀린거 진짜인가요? 기공 전망 별로인가요?
-
너무 고민하다 오르비에 글 처음 써봐요 정시성적은 숙국숭 문과계열 가능한 점수...
-
삼수까지는안갔을텐데
-
지1말고 지2하려는데
-
ㅇㅁㅇ
-
도대체 5
아니 당연히 뭐… 지균으로 대학가는거 쉽지 않지… 그치 그래 근데 하 그낭 몰라...
-
정이 너무 털려서 그런가 고1,2때도 영화보러가자해서 보러가고 했는데 설레는 감정이...
-
1등 먹어도 5칸임
-
1. 현역 명지대 경영학 정시로 4년 전액장학+수석 2. 재수 경인교대 정시 합격...
-
심심하니 질받해봄 29
흔치 않아요~!!!!!!
-
또 졋다 6
오르비랑 멀티는 쉽지 않네
-
서을대 높공?
-
최대한 불쌍해 보이면 합격시켜주는 그런
너무너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