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잡지식 37 : 숨겨진 전쟁, 2차 여요전쟁
게시글 주소: https://9.orbi.kr/00041175117
투표 결과에 따라 오늘은 오랜만에 고려사임미다
한국사만 몇 개째냐
보통 여요전쟁이라 하면 1차와 3차를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것도 당연한 게 교과서에 1차랑 3차밖에 안 나오거든요
1차는 서희의 담판과 강동 6주, 3차는 강감찬의 귀주대첩
근데 1차, 3차가 있다는 말은 2차도 있었다는 거란 말이죠?
그럼 2차 여요전쟁은 왜 교과서에서 다뤄지지 않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고려가 여기서 완전 깨졌기 때문이죠.
양규와 같은 여러 인물들의 분전도 있었지만 양규는 전사해 버렸고요
이때는 개경까지 털려서 당시 국왕인 현종이 나주(!)까지 피신을 가는 지경에 이릅니다.
심지어 3차 때 활약한 강감찬도 이때의 기록이 텅 비어서 지방으로 도망가(...)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전쟁에서 졌다는 것만으로 교과서에 실리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정묘병자호란은 교과서에 당당히 올라와 있고 애초에 일제강점기를 한 대단원으로 쓰고 있으니까요
여기부터는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 교과서의 고려사 서술 맥락에 벗어나 있는 사건이라 그런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교과서는 고려사를 '자주 외교'로 거의 일관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11C 거란 12C 여진 13C 몽골 14C 홍건적 요런 도식이 나오는 것도 저 넷을 어느 정도 물리쳤다는 자주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장치라고 할 수 있겠죠
괜히 이자겸의 대금 사대외교를 까내리고 묘청의 난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게 아닐 거란 말이죠
이를 염두에 두고 2차 여요전쟁을 보면?
교과서가 가진 맥락이 완전 무너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교과서 서술에서 제외된 게 아닐까 하는 게 제 생각
어쨌든 고려는 2차 여요전쟁의 폐허를 이겨내고 3차때 완전히 복수를 해내지만요
+) 큰 일들이 어느 정도 끝나서 당분간은 잡지식 꽤 올릴 듯해요
애초에 투표에 올린 건 사전 조사는 다 끝난 거라
[오늘의 역사 잡지식 1 : 서동요와 선화공주] https://orbi.kr/00037641895
[오늘의 역사 잡지식 2 : 축성의 달인 가토 기요마사] https://orbi.kr/00037667479
[오늘의 역사 잡지식 3 : 진평왕의 원대한 꿈] https://orbi.kr/0003796403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 : 신항로 개척과 임진왜란] https://orbi.kr/000381745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 : 라스카사스 - 반식민운동과 노예 장려] https://orbi.kr/00038777847
[오늘의 역사 잡지식 6 : 동방의 예루살렘, 한국의 모스크바] https://orbi.kr/00039353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7 : 마라톤 전투의 뒷이야기] https://orbi.kr/00039446583
[오늘의 역사 잡지식 8 : 투트모세 4세의 스핑크스 발굴] https://orbi.kr/00039547389
[오늘의 역사 잡지식 9 : 천관우-한국사학계의 먼치킨] https://orbi.kr/0003956282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0 : 연천 전곡리 유적] https://orbi.kr/00039716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11 : 고대 문자의 보존] https://orbi.kr/00039737161
[오늘의 역사 잡지식 12 : 쿠릴타이=만장일치?] https://orbi.kr/0003981067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3 : 러시아의 대머리 징크스] https://orbi.kr/00039858565
[오늘의 역사 잡지식 14 : 데카르트를 죽음으로 이끈 여왕] https://orbi.kr/0003992866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5 : 권력욕의 화신 위안스카이] https://orbi.kr/000400432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6 : 간단한 기년법 정리] https://orbi.kr/0004018867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7 : 4대 문명이라는 허상?] https://orbi.kr/000402095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18 : 토머스 제퍼슨의 토루 발굴] https://orbi.kr/000403104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19 : 그들이 생각한 흑사병의 원인] https://orbi.kr/000403327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0 : 홍무제랑 이성계 사돈 될 뻔한 썰] https://orbi.kr/000404106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1 : 영정법의 실효성] https://orbi.kr/0004047513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2 : 상상도 못한 이유로 종결된 병자호란] https://orbi.kr/00040477593
[오늘의 역사 잡지식 23 : 상나라의 청동 기술] https://orbi.kr/0004056740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4 : 삼년산성의 우주방어] https://orbi.kr/0004080084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5 : 익산이 백제의 수도?] https://orbi.kr/0004082348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6 : who is 소쌍] https://orbi.kr/0004083025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7 : 석촌동의 지명 유래] https://orbi.kr/00040841097
[오늘의 역사 잡지식 28 : 광개토왕비(1) 재발견] https://orbi.kr/000408747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29 : 광개토왕비(2) 신묘년조 발견] https://orbi.kr/000409475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0 : 광개토왕비(3) 넣을까 말까 넣을까 말까 넣넣넣넣] https://orbi.kr/000409587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1 : 쌍팔년도] https://orbi.kr/000409595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2 : 광개토왕비(4) 여러분 이거 다 조작인 거 아시죠?] https://orbi.kr/000409704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3 : 광개토왕비(5)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 https://orbi.kr/00040997516
[오늘의 역사 잡지식 34 : 발해 왕사 미스터리] https://orbi.kr/000410054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5 : 도조 히데키의 마지막 작전] https://orbi.kr/00041049555
[오늘의 역사 잡지식 36 : 수상한 반란] https://orbi.kr/00041114108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작년에 수특, 내신으로 하긴 했는데 기억삭제로 노베행 너무 늘어져서 배수진 친단...
-
맞팔할사람 10
맞팔해주때염 ㅠㅠ
-
2페이지까지 풀고 일자찍기하면 4등급 ㄱㄴ 2페이지 맞추는건 한달만 빡공해도 가능...
-
성대 지원한거 9
입학처에서 이름 수험번호 생년월일 쓰고 확인해봣는데 뭐 정보를 찾을수 앖다? 이러면...
-
말안돼 너무슬퍼
-
250107 기출2109나 속도 조절 shift + 부등호 다음 문항 ctr +...
-
옳게된 세상 10
정시 80% 수시 20% 수시 학교 오픈, 교과 일반전형만 유지 가나다군 폐지...
-
무난한거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소수과치고는 에바?
-
고민이넹
-
서강대 경영 1
점공 들어올수록 빡세지네..
-
갑자기 컷 내려가서 불합 극초 떴는데 그걸 어케 신뢰함 ㄹㅇ 그냥 운명인거지 그치그치
-
이번에 윈터스쿨 독학 기숙 들어가는데 유용한 팁 있을까요?
-
프사 바꿨어융 9
-
둘다 붙으면 일반적으로 전자임? 둘다 추합으로는 붙을거 같아서
-
건망증 + 귀차니즘이 나를 막는다
-
그거 숫자에 따라서 등수가 좀 많이차이나던데
-
내일이면 안정화되려나
-
오르새t랑 양승진t 수2기출 어떤분이 좋을까요??? 0
고민 많이 되네요 각각 톡징이 어떤가요???
-
넣었음 눈이 넘 건조해서
-
전설의 2004 수능 미노타우르스가 있네 무슨 말을 할지 벌써 기대됨..
-
심찬우t처럼 읽을때 왜?에 집중하시는 스타일인가요?
-
경제X 사문X 세계사X 동사정법세지한지생윤윤사중에서 무슨과목 2개가 좋을까요..?...
-
과외해줘
-
셈퍼 점공 2
왜 시대점공계산기에 있는 셈퍼점공이랑 오르비에 있는 2025 셈퍼점공이랑 다르게나오죠?
-
전 맨날가서 1시간 하고 오는데 근육 빨리 붙이고 싶으면 얼마나 해야하나요?
-
고경제 651? 0
ㅅㅂ 몰카임?
-
죽음에 관하여 오탁번 1 왼쪽 머리가 씀벅씀벅 쏙독새 울음을 울고 두통은 파도보다...
-
한겨례가 칼럼써서 죽임
-
점공 관련 질문 1
점공 넣는거는 실제 그 학과에 지원한 사람들만 넣을 수 있는건가요?
-
제가 이상한건가요? 선생님이 자꾸 돌아다니면서 애들 하나하나 하는지 안하는지 계속...
-
조용한거임?? 소수과는 문자돌려도 왜 깜깜무소식이죠 자꾸 기대하게 만드네
-
ㅇㅇ
-
감사합니다
-
2월달에 OT나 새터는 참석하나요? 학교 가봐야 아무도 없고, 그럼 친구도...
-
제가 학군지에 살아서 이렇게 느끼는 걸지 몰라도 집 근처 둘러보면 널린 게 학원...
-
인스스 계엄령 머임
-
ㅇㅇㅇㅇㅇ ㅅㅂ 정신나갈거같아
-
추천뱓야용!!
-
걍 고경제 쓸걸 3
쓴사람 존나부럽다...
-
마감 직전에 봤을때 2등/36명 이어씁니다 소수과인데다 아직 공개율도 적어서...
-
고경제는 651이야기도 나오는데 ㄹㅇ임?
-
50%는 넘어야하지않겠나..
-
헬스완뇨 0
힘들군
-
이런거 보통 남자들도 좋아하지않나
-
중대 경영 3
751.46이면 붙을 가능성이 더 높겠죠?
-
근육이 불끈!! 3
펌핑
-
안간것이다 그런걸로합시다...
-
2종 보통으로 딸건데 물어보고싶은게 있는데 쪽지좀 줘도 될까요
아앗
슉.슈슈...슐레지엔!
마리아 테레지아의 원대한 꿈 이런 거 함 써 볼까요
근데 아는 분 많을 거 같은디
영국사 써조요
영국사 잘 몰라효
홉스가 찰2랑 친해서 왕립학회에서 썰린 썰 풀어볼까요
오오..
테레지아 누님 엄청 이쁘시던디
이거말고도 ㄹㅈㄷ 많지 않나요?
공민왕때 쌍성총관부? 공격한것도 있지만
원나라 패잔병들 몰려와서 개경까지 함락할뻔한 그런 자료들 보면 ㄹㅇ
교과서가 다 그렇지만 정말 숨기는 게 많은
뭔가 한국사 교과서는 진짜 의도를 가지고 편찬한거같아요
텍스트란 게 뭐든 의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책이든 교과서든 심지어 SNS에 올리는 글이든
교과서가 항상 사실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다 말하는 것도 아니고
역사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몰라효
정형화된 방법론이 존재한다기보다는 시대적 맥락을 확실히 읽어내는 작업이나 교차 검증 같은 작업이 꾸준히 이뤄지고는 있습니다. 사실 그 이상으로 뭘 하기도 힘들어요
아무래도 사료 자체의 한계 때문에 그 자체를 완벽히 복원하는 건 힘들겠지만 최대한 가까워지는 건 역사학자의 소명이기도 하고 해서 최대한 사료를 꼼꼼히 뜯어보고 다른 사료랑 비교해 보고, 연구 결과도 연구자 집단에서 검토를 거치고 하는 거라 생각해요
소재주머니가빵빵해서부러워요~
이런건어디서얻어오시는거에요?
ㄹㅇㅋㅋ
NoYeah님이 더 멋져요